
이번 시간에는 코발라민(cobalamin)이라고 불리는 비타민B군의 막내 비타민B12 입니다. 비타민B12는 약 70여 년 전 빈혈 치료제로 발견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의학, 생물학, 화학, 영양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에 의해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어 온 물질입니다. 비타민B12는 엽산 대사 과정에 관여하고 신경 기능의 유지에도 관여하는 물질입니다. 체내에서 필요로 하는 비타민B12의 양은 극 소량이지만 여러 체내 대사에 필수적인 매우 중요한 비타민입니다. 비타민B12는 인간이나 동물의 체내에서 자체적으로 합성하지 못하는 물질이며 특정 세균에 의해서만 생산됩니다. 일부 세균만이 비타민B12를 합성할 수 있는 효소를 가지고 있는데 아직까지 정확히 어떠한 세균들이 비타민B12를 생산하는지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는 않습니다. 주로 산소가 부족한 소화관 내에서 생존할 수 있는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 프로피오니박테리움(propionibacterium), 비피도박테리움(Bifidobacterium) 속 세균들과 일부 슈도모나스(pseudomonas dentrificans) 등의 균이 자연 상태의 인간 장내에서 비타민을 합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타민B12 결핍증은 보통 생명을 위협하는 빈혈 질환인 악성 빈혈의 원인으로 이 결핍증이 의학에 처음 기술되었을 때 그 병의 원인이 알려져 있지 않았습니다. 치료법과 비타민B12는 여러 연구 과정 속에서 우연히 발견되었습니다. 미국의 병리학자 조지 호이트 휘플(George Hoyt Whipple)은 개에게 빈혈을 유도한 후 다양한 먹이를 주며 어떤 먹이를 통해서 개들이 가장 빨리 빈혈로부터 회복되는지를 관찰하는 실험을 진행하였습니다. 이 실험에서 그는 많은 양의 간을 섭취한 개가 혈액 상실로 인해 유발된 빈혈로부터 가장 빨리 회복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을 발견하고 간을 섭취할 경우 악성 빈혈이 치료될지 모른다는 가정을 하였으며 1920년 몇 가지 성공의 징후를 발표하였습니다.
일련의 임상 연구 후, 1926년 조지 리처드 미넛(George Richards Minot)과 윌리엄 패리 머피(William Parry Murphy)는 개의 빈혈을 치료한 간 안의 물질을 부분적으로 분리하는 일에 착수했으며, 해당 물질이 철(Fe)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들은 특정 조건 하에서 개의 빈혈에 아무런 효과가 없었던 간 내 다른 물질이 인간의 악성 빈혈에 치료효과가 있다는 사실도 발견하게 됩니다. 이와 동시에 간 즙에서 발견된 악성 빈혈에 대한 특이 인자 치료약도 발견하였습니다. 이후 1934년 휘플, 미넛, 머피는 노벨 의학상을 공동 수상하게 됩니다.
이러한 일련의 연구 성과들로 인해 박테리아 배양액으로부터 비타민B12가 발견되게 됩니다. 1947년, 미국의 메리 쇼 쇼브(Mary Shaw Shob)는 메릴랜드 대학교 축산학과의 연구를 수행하면서 림프순환지방용해술 시료(LLD assay) 개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여기서 LLD란 "LLD 인자"를 필요로 하는 박테리아 균주인 Lactobacillus Lactis Dorner의 약자로서 해당 인자가 결국 비타민B12로 판명되었습니다. 쇼브와 그 동료들은 LLD 시료를 이용하여 간 추출물로부터 항 악성 빈혈 인자를 빠르게 추출해냈으며, 1948년 이 방법을 이용하여 순수한 비타민B12를 분리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후 보다 정확한 화학 구조는 1956년 결정 데이터를 기초로 하여 도로시 크로우풋 호드킨(Dorothy Crowfoot Hodgkin)과 그의 팀이 밝혀내게 됩니다.

비타민B12는 코발라민 유도체의 한 종류입니다. 코발트를 함유하는 유기 금속 물질이며 세포 내 존재하는 일부 효소의 활성에 필수적인 조효소로서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위 구조식에서 볼 수 있듯이 좌측 중앙 코발트를 중심으로 원형을 그리며 질소와 결합을 이루고, 그 외 코발트와 결합하는 부분의 물질에 따라 비타민B12의 기능과 성질이 결정됩니다. 사람의 모든 세포 내에는 메티오닌 합성효소(methionine synthase, MS)와 메틸말로닐-CoA 변위 효소(methylmalonyl-CoA mutase, MUT) 두 효소들이 각각 메틸 코발라민(MeCbl)과 아데노실 코발라민(AdoCbl)을 필수 조효소로 사용하여 활성을 나타내며 메티오닌 합성과 아미노산, 지방산 대사에 관여합니다.
비타민B12의 결핍은 이 효소들의 불활성화를 초래하게 되며, 결과적으로 DNA 합성 및 단백질 합성에 필수적인 메티오닌 결핍을 유발하고 호모시스테인, 메틸말로닉산이 축적되게 됩니다. 따라서 정상적인 비타민B12 의존 효소들의 활성을 위해서는 세포 내로 흡수된 다양한 형태의 유도체들은 메틸 코발라민과 아데노실 코발라민 형태로 변환, 합성과 의존 효소들로의 적절한 수송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또한 비타민B12는 화학적으로 반응성이 높기 때문에 빛, 산소, 산, 알칼리 등에 민감하고 세포 내 저농도로 존재하기 때문에 비타민B12 효소들로의 전달을 담당하는 단백질들의 존재가 필수적입니다.

비타민B12, 코발라민은 체내에서 중요하고도 다양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아드레날 호르몬 생성, 지방/탄수화물/엽산 대사 및 소화, 적혈구 생성 및 혈액 순환, 철분 흡수, 생식계 건강, 신경계 및 인지 기능, DNA 합성, 세포 성장의 조절 및 균형 등 대충 보아도 신체 내 핵심 기능에 골고루 관여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비타민B12는 신경세포가 절연체 미엘린(myelin)을 생성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여기서 미엘린이란 뉴런을 구성하는 신경 돌기의 겉을 여러 겹으로 싸고 있는 인지방질 성분의 막을 의미하며 신경 세포를 둘러싸는 흰색의 지방질 물질로 뉴런을 통해 전달되는 전기 신호가 누출되거나 흩어지지 않게 보호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렇게 미엘린이 건강한 상태일 경우 신경 병증, 균형 감퇴, 청력 문제, 우울증과 같은 신경 문제 발생 확률이 극도로 낮아집니다.
비타민B12 결핍은 주로 식이보충제를 섭취하지 않는 채식주의자나 체내 흡수 장애로 인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비타민B12는 주로 동물성 식품에 함유되어 있으며 체내에 들어왔을 때 소장의 마지막 부분인 회장에서 혈액과 함께 흡수되어 대장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비타민B12가 흡수되려면 위에서 생성되는 단백질인 내인 인자와 결합되어야 하며 내인 인자가 없을 경우 비타민B12가 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그대로 배출되게 됩니다.
주요 결핍 증상으로는 빈혈이 있으며 이와 함께 빈혈을 주 증상인 창백해짐, 쇠약, 피로 등이 동반됩니다. 또한 빈혈이 점차 심화될 경우 숨가쁨, 현기증 및 빠른 심박수를 유발하게 되며 때때로 비장과 간이 비대해지는 현상도 발생합니다. 증상 목록을 나열해보면, 악성 빈혈, 거대 적혈구성 빈혈, 소양증, 장 기능 저하, 소아의 식욕 및 발육 부진, 만성 피로, 권태감, 집중력 및 기억력 감퇴, 소화불량, 변비, 신경계 손상 초래, 말초혈관 혈전증, 통풍 유발, 소아 시력 감소, 피부 발진 등이 있습니다.
비타민B12를 과다 섭취할 경우와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뚜렷한 문제가 보고된 바가 없습니다. 수용성으로 고용량 과다 섭취를 하게 되더라도 일반적으로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며 신장에서 소변으로 배출되어 몸에 축적되지 않습니다. 또한 특정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타민B12를 매일 2mg(2,000μg)씩 경구 복용하더라도 비타민B12 결핍 치료에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내용도 있습니다. 따라서 과잉/과다 섭취에 대한 부분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비타민B12, 코발라민의 경우 다른 비타민B군과는 다르게 특정 박테리아, 세균 등에 의해서만 합성되어 동물의 내장 및 근육, 어패류, 유제품 등에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동물성 식품을 통해서만 일반적인 섭취가 가능합니다. 물론 식물성 식품을 통해서도 섭취가 가능하나 그 양이 굉장히 적은 편입니다. 그럼 몇 가지 예를 통해 어떠한 식품에 비타민B12가 함유되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동물성 식품으로 동물의 간, 콩팥 등에 높은 함량이 함유되어 있으며 이 외에도 조개, 정어리, 소고기, 참치, 송어, 연어, 우유, 치즈, 계란 등을 통해서 섭취가 가능합니다. 식물성으로 섭취할 수 있는 식품으로는 된장, 청국장, 고추장, 맥주 효모 등의 발효 식품과 버섯류, 김, 파래, 다시마, 미역 등 해조류 등이 있습니다. 특히 김과 파래의 경우 동물의 간 수준만큼 비타민B12 함유량이 높은 편이지만 굽거나, 조리를 하게 되면 함량이 크게 감소하기 때문에 생김, 무침 등으로 섭취하기를 권장해드립니다. 다만 식물성 식품들의 경우 동일한 제품이라고 할지라도 비타민B12의 함량의 변동이 크기 때문에 극단적인 채식주의자들의 경우에는 가급적이면 식이보충제 형태의 비타민B12 제품을 섭취하는 것이 결핍을 막는 중요한 사항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비타민B12의 일일 권장량은 위 표과 같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가급적 동물성 식품을 통해서 섭취를 하는 것이 좋으며 채식주의자 분들의 경우에는 과다 섭취에 대한 부작용이 없기 때문에 보충제를 통해서 섭취하기를 권장해드립니다.
여기까지 비타민B군의 막내인 비타민B12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비타민B군에 대해 알아보았으며 드디어 다음 시간에는 B군이 아닌 비타민C에 대하여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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